터프해진 안철수, 6월 선거판 뒤엎을까?

국민적 신뢰감 잃어가던 안철수, 윤여준 합류 후 기사회생 내막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4/02/07 [13:24]

터프해진 안철수, 6월 선거판 뒤엎을까?

국민적 신뢰감 잃어가던 안철수, 윤여준 합류 후 기사회생 내막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4/02/07 [13:24]
안개에 파묻혀 있는 듯하던 안철수 신당 드디어 형체 드러내기 시작
본격적 정당정치 모양새 갖춰가면서 기존 정치세력들과 사사건건 마찰

그동안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국민적 신뢰감을 잃어가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치권 최고의 전략가로 통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하면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보다 오히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 의장에 대한 주목도가 더 커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새정추는 지방선거조차 정당의 형태로 참여할지, 다른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조차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실체도 없고 미래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정치세력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었다.
 
▲ 그동안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국민적 신뢰감을 잃어가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치권 최고의 전략가로 통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하면  ©사건의내막
윤여준 의장이 안철수 진영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정추는 오는 3월 말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방선거에 정당 형태로 참여할 것이며,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동안 안갯속에 파묻혀 있는 것 같았던 안철수 신당이 드디어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본격적으로 정당 정치의 모양새를 갖춰가면서 기존 정치세력들과 사사건건 마찰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 측의 입장에서는 마찰의 결과들이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하나하나 모두 이슈를 만들어내며 정치권 중심에 서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윤여준 의장의 관록과 파워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전까지 정치권 변두리 이슈에만 머물러 왔던 안철수 의원이 다시금 정치권 이슈의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는 모양새다.

다시 이슈 중심에 서는 안철수
휴일이었던 지난 1월19일, 안철수 의원은 최근 정치권 최대 이슈의 핵으로 부상했다. 그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 때문이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 파기 움직임과 관련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즉각 해산과 전면 재구성을 요구한다”며 “지금 정개특위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정치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려 하고 있기에 국민입장에서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기자회견이 정치권에 울림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지난 대선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화두를 처음 제시했었기 때문이었다. 안 의원은 “국민들이 왜 정치를 불신하는지 명확하게 알았다. ‘정치가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놀라움이 생긴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 저를 비롯한 박근혜·문재인 등 유력후보자들의 공통된 대국민 약속이었다”고 대선공약 파기에 대한 분노를 금치 못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대선주자들이 모두 약속했고 이제는 실천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며 “상식적이라면 이미 폐지가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 제도개혁이 복잡하거나 재정부담이 따르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슈 만들며 정치권 중심에 서는 건 윤여준 의장의 관록과 파워 덕분
정치권 변두리 이슈 머물던 안철수, 다시금 정치권 이슈의 중심으로…


이어, “집권당이 된 새누리당의 입장번복은 스스로의 자기 부정이고 정치의 훼손”이라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는 전형적인 사익추구 정치다. 사익추구 정치의 기저에는 국민을 깔보고 통치의 대상으로 보는 권위주의적인 낡은 잔재와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정개특위 해산 및 전면 재구성’ 요구와 더불어 “새누리당은 공천폐지 무력화 시도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공약이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한다”며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약속과 신뢰의 정치와 지금 새누리당이 취하고 있는 입장과 태도는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라고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거듭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당리당략이나 선거의 유·불리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드린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정치의 기본에 관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낡은 정치행태를 보면서 새정치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윤여준 의장이 안철수 진영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정추는 오는 3월 말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 사건의내막

민주당은 즉각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경우 당론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결정하고 새누리당과 맞서고 있는 만큼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공약을 깨고자 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며 “안 의원이야말로 말 바꾸기식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반격했다. 윤 수석은 “지난해 8월 전면적인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며 단계적 공천 개선을 주장했던 안 의원이 이제 와 말을 바꿔 무조건적인 공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 이행을 위해 전문가 등과 다각도로 논의한 결과 순기능보다는 부정적 결과가 우려된다”며 “공천제를 유지하되, 공약의 취지를 살리며 공천의 폐지를 없앨 방안을 여야가 함께 입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대변인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안 의원이 신당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에 우위를 점할 당리당략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면 새정치의 본질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비판에 새정추도 물러서지 않고 즉시 반격했다. 이 또한 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인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슈에 대한 집중력과 집요함이 부족했던 모습이었지만, 치고받고 하는 것이 윤여준 의장이 합류한 이후 확실히 달라진 모습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관련,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오후 다시 논평을 내고 “안철수 의원이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이행과 국회 정치개혁특위 재구성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본질을 호도하고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데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을 무력화하면서 안 의원이 요구한 국회 정치개혁특위 전면 재구성을 거부하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당리당략적 발상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새누리당 스스로가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을 뒤집어 말 바꾸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전제로 단계적 제도 개선을 언급한 안 의원에게 말 바꾸기라고 뒤집어씌우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며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국민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 “안철수 야권분열” 맹성토

안철수 의원 측이 이처럼 이슈의 중심에 올라서며 본격적으로 깃발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자, 민주당은 새누리당 못지않은 경계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안철수 신당과 최대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을 놓고 안 의원 측에 대한 비판 수위는 이미 선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1월20일 광주로 총출동한 민주당 지도부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야권분열 세력’으로 규정하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야만 박근혜 정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광주 양동시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는 1등, 2등과 3등을 가리는 순위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민생의 앞날과 영혼이 걸린 건곤일척의 단판승부일 뿐이다”며 “만약 끝내 우리가 불통정권에 맞서 1:1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승부처가 바로 지방선거”라고 안철수 의원 측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분열은 결코 새정치가 될 수 없다”며 “분열의 정치는 독선과 독주를 방조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패배로 내모는 낡은 정치이고, 패배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광주정신은 절대 권력을 가진 불통정권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결집과 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은 야권의 통합과 결집을 주도하여 승리의 정치, 통합의 새정치가 광주에서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광주의 시민정신이 야권의 분열을 막고 60년 민주당을 더욱 정통 민주당답게, 정통 민주정당답게 진화 발전시켜내는 통합의 새 정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며 광주 시민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았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26일, 신당 설명회에 민주주의 성지인 광주를 방문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호남에서 낡은 체제 청산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면서 “안 의원의 낡은 세력 발언은 호남에서 태어나 지난 60년 동안 오직 한길을 걸어온 민주당과 호남정치의 근본을 부정하고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맹성토했다.

그러면서 “낡은 세력이야말로 공안통치, 불통통치로 정국을 마비시키고 있는 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라며 “민주주의 기틀과 오랜 역사를 일궈온 호남과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매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도를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양 최고위원은 “호남은 곧 새정치였고, 개혁이었고, 민주주의였다”며 “호남은 분열의 정치에 철퇴를 내렸고, 통합의 정치에 박수를 보냈다. 호남의 맏이로서 좌절을 극복하고 호남의 명령에 언제나 충실했던 민주당이었다”고 다시 한 번 지지를 호소했다.

安, “박원순 못지않은 후보 물색 중”

이 같은 여야의 견제 속에서도 안철수 의원 측은 굴하지 않고 신당 창당 플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여야 양당의 견제가 격하게 들어오면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신당 창당 시기 발표는 더 크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창당 계획 발표에 앞서 안 의원이 정국 이슈의 중심에 선 자체도 하나의 전략 아니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여준 의장은 지난 1월21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창당 설명회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너무 오래 기다리신 느낌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2월 중 창준위를 발족하고 3월 말까지 창당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윤 의장은 그러면서 최근 여야 양당에서 신당을 향해 견제적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득권을 오랫동안 유지해 오면서 한국 정치를 바꿔달라는 요구를 외면했던 이런 세대들이 새정치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온갖 수단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그런 비방이나 공격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당초 목표했던 길을 당당히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가 추구하는 새정치는 국민 열망이고, 그래서 국민의 열망이라는 꿈을 구현하기 위해 국민을 믿고 국민께 의지해서 국민이 가라고 하신 길을 당당히 걷겠다”며 “준비가 충분치 않은 면이 있지만, 안 의원이 여러 차례 말하신 지방선거를 책임 있게 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3월까지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또, 지방선거 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이유에 대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고 안 의원이 말했듯 저희는 이번 선거에 참여해서 당당하게 국민 여러분께 새 정치 구현 능력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17개 광역에 후보자를 다 낼 생각”이라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윤 의장은 지방선거 성적 평가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 “사견으로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2군데만 저희가 당선된다면 그것은 성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은 최대 관심사인 서울시장에 후보를 낼 것인지 문제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시정을 이끌었는데 ‘시정 운영에 문제가 있다. 불만이다’라는 점에서 후보를 낸다는 것은 아니다”며 “새정치 구현을 위해 정당을 만들겠다면서 전국 규모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안 내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고 사리에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덧붙여 “원칙적·상식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광역시장 후보를 낸다고 한 것이고, 좋은 서울시장 후보를 모시려고 노력 중”이라며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원순 시장 못지않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모시려 노력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 있는 분을 모시려는 건 당연하다”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한 승리 의지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야권연대 없다더니…‘양보’ 논란

이후로, 서울시장 선거를 대하는 새정추의 입장은 정치권 핫이슈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안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조선일보>가 1월20일자 기사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1월19일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양보받을 차례 아닌가’라고 물으며 ‘정치 도의적으로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여준 의장이 안 의원 곁에 없을 때 발생한 일이다.

야권연대를 안 하겠다던 안 의원이 양보를 운운한 것은 물론, 거기에 자신이 당선시켜준 박 시장을 상대로 이 같은 양보를 요구했다는 이유
로 거세게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같은 날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면 제가 백 번이라도 양보하겠다”면서 정치 고수답게 받아넘겼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여야 모두가 한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낸 것. 이와 관련, 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은 “양보라는 것은 마음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얘기할 것은 아니다”며 “새정치를 하자고 하면서 나눠먹기 식으로 얘기를 해서야 되겠냐”고 따져 물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도 라디오 방송에서 “시민들의 눈에 거래 관계로 보이거나 정치공학적 주고받기 게임으로 보인다면 이것은 안철수 새정치에도 하자가 될 것이고 민주당으로서도 결코 남을 게 없는 정치 게임이 될 것”이라며 “양보는 서로 간의 연대가 전제될 때 합의가 되는 것 아니겠냐”며 “서로 연대하지 않을 거고 각자 길을 가는 거면 서로 경쟁하는 것이지 양보하라는 말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의원도 “누가 어떻게 후보를 양보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정말 국민과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얘기는 앞으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구시대 정치의 냄새가 물씬 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마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판단에 안 의원이 실수했다. 속마음이 그렇더라도 그렇게 직설적으로 드러내다니…”라며 “이번 발언으로 표 많이 잃겠다. 수업료 비싸게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새정추 측은 부랴부랴 안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기자와 인터뷰 도중 농담처럼 주고받은 말이 팩트가 왜곡돼 기사로 보도됐다는 것이다. 새정추 소통위원장도 이에 대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의원이 ‘이번에는 민주당이 양보해야 할 차례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언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선대인 경제연구소 소장은 1월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들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한다거나 정식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된 보도를 적극적으로 바로잡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도가 난 직후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상 대다수 언론과 이들 언론보도를 접하고 판단하는 국민들은 결국 안 의원이 양보를 요구했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안철수 진영 깃발 들어올리기 시작하자 민주당, 새누리당 못잖은 경계심
최대격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 놓고 비판수위 이미 선을 넘어가고
 
이렇듯 ‘양보론’을 둘러싸고 안철수 측과 민주당이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새정추’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을 영입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정추 금태섭 대변인은 1월22일 새정추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성식 전 의원이 1월24일부터 전체회의에 참석해 공동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철수·김한길 만남의 여파는…

▲ 안철수 진영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을 영입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사건의내막
금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의 역할에 대해 “공동위원장들에게 각각 담당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2월에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은 닥치는 업무를 그때그때 나눠서 한다. 김 전 의원은 금요일 회의에 오면 그때 본인이 할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의 부산고 선배인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진심캠프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으나, 새정추 출범 과정에는 거리를 두어왔다. 개혁성향의 소장파 전직의원 모임 ‘6인회’ 멤버인 김 전 의원은 그동안 안 의원 측으로부터 새정추 합류를 제안받아 왔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이번에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정추는 1월27일 청년위원회를 발족하고, 안 의원이 직접 청년위원장을 맡았으며 ‘창당준비단’도 구성해 창당 작업을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안 의원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도 오찬회동을 갖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 정국 현안 공조를 위해 1월24일 오찬회동을 가져 초미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의 단독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대표가 안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로 만났지만, 민주당이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에 대한 논의를 제기했을 가능성도 높아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야권 분열을 우려하며 연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안철수 의원은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며 오는 3월 창당을 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의식한 듯 새누리당은 안철수·김한길 회동에서 야권연대가 논의되지 않았을까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두 사람의 회동을 하루 앞둔 1월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새정치를 표방하지만 결국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야합을 일삼는다면 이는 야합연대로서, 유권자는 이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야당연합이니, 뭐니 한다면 완전히 야합으로 새정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관련 논의를 나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밀실야합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에 기댈 생각을 버리고 자기 혁신을 통해 지방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안철수 의원 측 역시 야권야합의 끈을 끊는 것이 새정치의 시작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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