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선라인 ‘만만회’ 파워 어떻기에?

박근혜 대통령 움직이는 ‘궐 밖 실세’는 누구? 혹시 정윤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4/07/16 [22:58]

대통령 비선라인 ‘만만회’ 파워 어떻기에?

박근혜 대통령 움직이는 ‘궐 밖 실세’는 누구? 혹시 정윤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4/07/16 [22:58]
인회가 대통령과 멀어진 이유는 정윤회 중심의 4인방 때문?
‘총알받이’ 김기춘, 장막의 4인방 가리기 위해 비서실장 이용?
▲ 박근혜 정권을 움직이는 실세는 대체 누구인가? 그 실세그룹은 궐 안에 있는 비서진인가, 아미면 궐 밖에 있는 비선라인인가?  사진은 '만만회'의 한 축이란 말이 나도는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

박근혜 정권을 움직이는 실세는 대체 누구인가? 그 실세그룹은 궐 안에 있는 비서진인가, 아니면 궐 밖에 있는 비선라인인가? 청와대인가, ‘7인회’인가, 그것도 아니면 세간에 떠도는 ‘만만회’인가? 안대희·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자진사퇴 파동을 계기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이 수면 위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문창극 후보자 사퇴와 ‘정홍원 유임’이라는 황당한 인사가 이뤄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이와 관련한 책임론과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7인회’ ‘만만회’ 등의 이름이 다시금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취재/김혜연 기자
문창극 전 후보자가 국무총리직에 지명됐을 때 정치권 안팎에선 과연 누가 이런 인사를 주도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그러다가 문창극 지명자가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여 여론이 들끓으면서 박근혜 정권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실세와 관련된 소문이 정치권에 나돌기 시작했다.

사실 여의도 일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총리 지명 발표’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국무총리 김문수·대통령 비서실장 김종인’ 카드가 확정적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그런데 ‘김문수·김종인 카드’는 하루 만에 뒤집혔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누군가에 의해 하루아침에 문창극 전 총리 지명자로 바뀌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다 정해진 인사를 하루 만에 뒤집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 ‘누군가’는 대체 누구일까?

청와대 실세 및 인사에 비선라인이 개입한다는 의혹이 일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창극 지명자의 ‘역사 인식’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박 대통령의 자문그룹인 ‘7인회’가 문 지명자를 추천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 있다.
‘7인회’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 김용갑 전 국회의원,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주축으로 박 대통령을 자문하는 원로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운데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이 문 전 지명자와 서울고 동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하지만 ‘7인회’의 멤버 7명 중에서 두세 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금 박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한 측근이 “최 전 대표가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전화 한 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인사문제 상의를 할 수도 없고 천거는 더더욱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

김용환 전 재무장관을 잘 아는 관계자도 “김 전 장관은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며 초기 개각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인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떠도는 풍문 중에는 김용환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 시절 초기 내각 진용을 짠 리스트를 박 대통령 앞에 내밀었다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말 없이 뚫어지게 쏘아보는 ‘레이저’를 맞는 무안을 당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 후유증으로 김 전 장관의 건강이 크게 상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현경대 민주평통수석부의장,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인사 개입이라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7인회’ 멤버인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은 6월21일 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우리 일은 끝났다”며 “우리는 인사에 대해서 누구도 추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2월 청와대와 내각 구성 당시 7인회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셈. 사실상 박 대통령과 7인회는 거의 ‘절연 상태’라는 것이 확인되자 ‘만만회’가 박근혜 정권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막강한 비선라인으로 지목된 ‘만만회’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입을 통해 공론화됐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6월25일 한 방송에서 “청와대의 비선라인 ‘만만회’라는 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는 언급을 해 폭풍 같은 화제를 불러모았다.정치권에서 ‘만만회’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 출신이자 최태민 목사의 사위로 알려진 정윤회씨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문창극 전 후보자 추천은 청와대 비선라인인 ‘만만회’에서 했다는 말이 있다”고 운을 떼면서 “그와 같은 비선 라인을 움직이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비서실장의 역할이다. 비선 라인을 작동하게 한 것도 잘못이지만 검증의 책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 난국을 푸는 데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중심에 서서 사퇴를 해야 한다”며 김 실장을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뿐 아니라 김효석 최고위원도 교통방송 라디오 ‘열린 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해 “대체 비선·최측근 라인이 누군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군지 밝혀야 된다. 이 사람들이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국정공백 사태가 안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조차도 “소수의 견제받지 않은 권력이 독선으로 흘러 총리 후보자가 3명째 낙마했다”고 지적하며 비선라인을 겨냥해 눈길을 끌었다.

한 보수언론조차도 “국가와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삼청동 사랑방에서 소꿉놀이하던 정윤회·이정현·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간신들과의 사랑에 푹 빠져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소통이 잘 안 되는데, 청와대를 넘어 정부부처, 여당과의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경우 사적으로 박 대통령과는 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마 ‘만만회’는 실세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에 박지만 회장을 만났다는 한 인사가 “박지만씨가 대통령을 만나지도,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낸다”며 “동생인 내가 사찰을 받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는 것.

박지만 회장을 아주 잘 아는 이 인사는 “박지만 회장은 아주 오래 전부터 누님인 대통령을 만나기는커녕 전화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됐다”며 “인사에 일체 관여하지도 않고 관여할 생각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박지만 회장은 해외에 나갈 때 일반인처럼 귀빈실을 이용하지도 않을뿐더러 5년 내내 손해보고 살겠다는 말을 하고 있고 지금 그 어떤 잡음도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현재까지의 박지만 회장의 행적으로 볼 때 박지만 회장이 국정과 고위직 인사에 개입했다는 정황은 어디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만(이재만)·만(박지만)·회(정윤회) 중에서 가운데 박지만의 ‘만’은 잘못됐다는 것이 여권 주변의 얘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어느 세력이 대통령의 국정과 인사에 개입을 하느냐가 남는다.
청와대에서 근무했거나 청와대 움직임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문고리 3인방과 4인방 등이 박 대통령을 움직이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들이 누구일까?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최상화 춘추관장 등을 가리킨다고 하기도 하고,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배후 인물은 한 명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에 청와대 밖, 이른바 궐 밖 실세라는 정윤회(별칭 삼성동 정 실장)씨가 박근혜 정권의 최고 실세라는 말이 여권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물론 정윤회씨가 국정과 인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여권 인사들은 “3인방 뒤에는 정윤회씨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내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대담을 했을 때 박 대통령 곁에서 이것저것 관여하며, 토씨까지 고쳐주는 사람이 누구인가 했더니 그가 바로 정윤회씨였다”며 “박 대통령이 아주 의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김기춘 실장을 자르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이들 3인방 또는 4인방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는 김기춘 실장도 이들의 ‘방패막이’ ‘바지사장’ 역할을 할 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4인방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김 실장이 물러나면 커튼 뒤에서 파워를 행사하던 실력자가 전면에 등장할 것이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주시의 대상이 돼 언젠가, 청와대를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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