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 할머니 전재산 부산대 기부...명예졸업장으로 보답

김선옥 기자 | 기사입력 2016/02/19 [14:06]

기초생활수급 할머니 전재산 부산대 기부...명예졸업장으로 보답

김선옥 기자 | 입력 : 2016/02/19 [14:06]
▲ 부산대학교 대학본부     © 김선옥 기자

80대 할머니(82세)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면서 모은 전재산 1,6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대학교(총장직무대리 안홍배)는 지난해 말 30여 년간 모은 돈 1,000만원과 유언장을 들고 발전기금재단을 찾아와 장학금으로 기부해 감동을 주었던 ‘천사 할머니’가 나머지 비상금으로 남겨뒀던 쌈짓돈 600만 원마저도 모두 기부했다고 18일 밝혔다.

할머니의 유언장에는 “(만약 내가) 고칠 수 없는 병이라면 아무런 의료조치도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그대로 가게 해 주세요. 장례식은 연락할 사람도 올 사람도 없습니다. (…) 집 전세금이 조금이라도 남는다면 내가 신세 진 동사무소 복지과에 기증하고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 모두 감사합니다”라고 작성되어 있었다.
 
부산대는 할머니에게 학업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4학년 1학기에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딸(역사교육과 80학번)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딸이 다녔던 해당학과에서는 기부한 1,600만 원을 종자돈 삼아 학과의 장학기금을 설립키로 했다.
 
또 감동을 받은 일부 교수들은 할머니에게 치료비를 전달하는가 하면, 학교 고위 관계자가 직접 자택을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병세를 보살피는 등 할머니의 따뜻한 기부가 훈훈한 사연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 발전기금재단 관계자는 “할머니가 1,000만 원을 기부한 뒤 그 이후 다시 좀 와달라고 불러서 갔더니 머리맡에 비상금으로 남겨놓았던 나머지 돈 600만 원까지 모두 털어서 추가로 기부를 하셨다”며 “할머니는 ‘혹시나 해서 비상금으로 남겨 놓은 것이 이게 모두인데 생각해보니 매달 나오는 연금도 있고 해서 필요 없을 것 같아 적은 돈이지만 다 주고 싶다’고 하시며 전달하셨다”고 말했다.
  
홍성화(역사교육과) 교수는 “설 명절 전에 역사교육과 동문회와 학과 교수들이 만나 협의를 마쳤는데, 할머니의 뜻을 영원히 기리고자 학과 장학기금을 동문회와 함께 발족해서 캠페인을 펼쳐나갈 예정”이라며 “교수들도 기존에 1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내오던 것과 별개로 소정의 추가 기부를 약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기 총장임용 후보자로 당선된 전호환(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지난 1월 할머니가 머무는 자택을 직접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교통사고로 인해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모시고 가 담당의사 면담을 실시하고 특별한 보살핌을 당부하는 등 감사의 보답 인사를 전하며 할머니께 대학 차원에서 고마운 뜻을 전하기도 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할머니의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고마운 기부가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감동과 기부를 낳고 있다”며 “부산대는 비상금까지 모두 다 털어 기부한 할머니의 뜻을 잘 받들어 올해 70주년을 계기로 더 훌륭한 명문대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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