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연대 김태희 대표, 故 한성옥 탈북모자 추도사...우리가 죄인

김두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8/17 [11:17]

탈북자연대 김태희 대표, 故 한성옥 탈북모자 추도사...우리가 죄인

김두용 기자 | 입력 : 2019/08/17 [11:17]

▲ 탈북자연대 김태희 대표, 故 한성옥 탈북모자 추도사...우리가 죄인 더뉴스코리아

[더뉴스코리아=김두용 기자]

추도사 전문

꽃이 지고 잎이 떨어졌습니다.
메마른 땅에 뿌려져 스러지다
있는 힘 다해
역경과 풍파를 헤쳐
꽃잎은
갈가리 찢겨졌습니다.

가지는 잘렸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열매를 한개, 두개
잉태하여 맺었습니다.

그러다 그 꽃나무는
풍요로운 땅을 찾아 가시덤불 헤쳐와
한떨기 꽃으로 다시 피었습니다.

이제는 그 꽃나무가 스러졌습니다.
꽃잎도 다 피우지 못하고
어린 열매 싹도 틔우지 못한 채
메마른 땅보다 더 풍요로운 땅에서
메마름에 지쳐 스러져갔습니다.

누구도 몰랐습니다.
누구도 몰랐기에
어이 갔냐고 가슴을 뜯습니다.

▲ 탈북자연대 김태희 대표, 故 한성옥 탈북모자 추도사...우리가 죄인 더뉴스코리아


어린 자식이라도 살리지
왜 갔냐고 원통하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 앞엔
누구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가 죄인입니다.
우리가 그대에게 관심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떨기 꽃이
열매 맺고 싹틔울 시간도 채 주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그녀는 갔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던 이 땅에서
짐승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이 땅에서
인간의 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모르는 우리가 아닙니다.

얼마나 배고팠을까 얼마나...
배고픔 또한 모르는
우리가 아닙니다.

산 입에 거미줄 지치 않는다는
고향의 속담도 있는데
그대는 먹을것이 썩어나는 이 땅에서
산입에 거미줄 쳤구려

눈 감기는 그 순간
그녀에게 떠오른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고향과
그리운 어머니 였을 것입니다.

▲ 탈북자연대 김태희 대표, 故 한성옥 탈북모자 추도사...우리가 죄인 더뉴스코리아

故 한성옥씨여

탈북민은
미리온 통일이라 부르는 이 땅에서
아픔과 슬픔만을 안고 간 이여..

이승에서 아팠던 기억과
외로움의 기억들 다 털어내고
천국에서 고이고이 잘 내시라.

아픔이 없고 슬픔이 없고
시기와 질투가 없는 그 곳에서
함께 간 어린 아들도 치료해주고
함께 웃고 뛰놀면서
고향땅도 다녀 오시게나.
부모님도 만나보고 오시게나.

우리도 곧 따라갈
그 곳에서
이승에서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마음껏 누리시게

그것에서 아프지도 말고
배고프지도 말고
가난하지도 말고
슬프지도 말고
외롭지도 말게나...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며
환히 웃어나보게


故 한성옥씨를 추모하는 3만3천여 탈북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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