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전략공천 후폭풍, 보수내전 심상찮다!

김형오 칼에 당한 거물급 인사들 ‘영남권 무소속 벨트’ 만들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3/14 [23:34]

통합당 전략공천 후폭풍, 보수내전 심상찮다!

김형오 칼에 당한 거물급 인사들 ‘영남권 무소속 벨트’ 만들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3/14 [23:34]

 

4·15 총선에 대비한 여야의 공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 4년마다 돌아오는, 금배지 후보를 정하는 작업이 한창인 3월은 정치인들의 온갖 욕망이 뒤엉키는 계절이기도 하다. 

 

4년 전 이맘때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청와대 공천 개입’과 ‘옥쇄 파동’으로 시끄러웠고, 제1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구원투수’ 김종인 대표의 전횡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20대 총선 공천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지만 21대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터져 나오는 ‘곡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와 경선 탈락자를 중심으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공천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 상황은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 '황교안 결단'을 촉구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3월12일 오전에도 답이 없자 경남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지역 무소속 출마 강행'을 선언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컷오프 둘러싸고 반발·잡음…상황 점점 꼬여 
홍준표, ‘황교안 결단’ 요구 반응 없자 무소속 출마 선언 

 

김태호 공천 불복 “친정집 같은 당 떠난다…꼭 살아오겠다” 
‘사천’ 논란 커지자 텃밭 영남에서 대규모 무소속 출마 조짐 
홍준표·중진 뭉쳐 무소속 깃발 걸면 TK·PK 총선판 흔들 수도 

 

4·15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여야의 공천 작업이 대부분 끝났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거센 전략공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래통합당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우선 2017년 5월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반발이 심상찮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3월5일 험지 출마를 거부하던 홍 전 대표를 ‘컷오프’로 쳐냈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으나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역을 바꾼 바 있다. 


그러나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홍준표 탈락’이라는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관위는 홍 전 대표를 쳐낸 양산을에서 나동연 전 양산시장, 박인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 이장권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경선을 벌이도록 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의 탈락 이유에 대해 “짐작하는 대로일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대로 공관위원들이 그동안 일관된 방향과 방침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다른 선거구에도 차출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게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홍준표, 컷오프에 강하게 반발 


그러자 홍 전 대표는 “참 야비한 정치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공관위가 ‘컷오프’ 발표를 한 날 저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흘 전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께서 직접 전화를 하시어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추가 공모에 응하도록 설득을 하면 컷오프하지 않고 경선을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허허 참!”이라며 김형오 위원장을 향해 강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황교안 대표 측의 견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 등의 사악한 속임수에 속아 낙천이 되었지만 무엇이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며칠 숙고한 뒤 결정하겠다”라며 “이젠 사람이 무섭다”고 글을 맺었다. 


홍 전 대표는 사흘 후인 3월8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38년 공직생활 동안 불의와 협잡에는 굴하지 않았다”며 “이번 양산을 공천 심사는 불의와 협잡의 전형이다. 불의와 협잡에 순응하는 것은 홍준표답지 않은 처신이다”라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래도 ‘앙금’이 가시지 않았는지 다음날인 3월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문정서만 믿고 양아치 공천을 해도 무조건 찍어줄 거라는 망상은 그만두어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황 측과 김형오 위원장이 합작하여 자행하는 양아치 같은 공천은 나뿐만 아니라 대구 공천에도 그 흔적이 역력하다”며 대구 공천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그러면서 “거꾸로 심판 받을 것”이라며 “나는 쉬운 길로는 가지 않는다. 갈 길이 험해도 바로 잡는 길로 간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한 번 더 시사했다. 


3월10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목요일(3월12일) 오전 최고 위원회까지 황교안 대표가 과연 큰 도량의 대장부인지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번 김형오 위원장이 밀양으로 험지 출마 강요를 위해 나를 만나러 왔을 때, 나는 김 위원장에게 2004년 2월 김형오 의원은 존재감이 없다고 ‘컷오프’시키자는 공심위 회의에서 내가 이를 막고 경선시켜줘 살아난 일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면서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그걸 갚아야 할 차례라고 말하니 김 위원장은 그때 부산 영도에서 컷오프 됐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고 했다면서 그때 일을 회고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사감으로, 또는 자기 지인 공천을 위해 곳곳에 무리한 컷오프를 자행하는 막천을 해놓고 희생과 헌신 운운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고 따졌다.


홍 전 대표는 “텃밭에서 5선을 하고 국회의장까지 하면서 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지난 탄핵 때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 탈당했다. 촛불 정신을 찬양하는 태도가 김 위원장이 말하는 희생과 헌신인가”라고 반문한 뒤 “그 입으로는 희생과 헌신을 말 할 자격이 없다. 김형오 위원장은 그 입을 다물라. 내가 갈 정치적 방향은 황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고 황 대표의 답을 촉구했다. 


하지만 3월12일 오전에도 답이 없자 경남 양산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지역 무소속 출마 강행’을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오늘로서 ‘양산을’ 예비후보직을 사퇴한다”면서 “경북·대구 지역으로 간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양산을 향한 저의 노력은 협잡공천에 의해 좌절됐다”며 “미래통합당 탈당은 정식후보 등록 전에 할 것이고 마지막 순간에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양산을 지역에 내가 (무소속으로) 나서면 김두관 후보가 당선될 것 같아서 오늘 양산을 예비후보를 사퇴한다”며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히지만 조만간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예고했다. 


홍 전 대표는 아울러 “불공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홍준표답지 못하다. 이런 식으로는 안 살았다”며 “무소속으로 나서서 당으로 바로 복귀할 것이고 이런 못된 협잡 공천에 관여한 사람은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응징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는 “김부겸 의원 지역구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우리당(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있는 대구지역 선거구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며 (무소속 출마할 대구지역 선거구는) 천천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대구에서 정치하겠다고 생각한 게 이번이 여덟 번째다.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라며 “나는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나 위기가 닥칠 땐 난 언제나 기회라 생각한다. 막장 공천을 한 사람들에 대해선 나한테 좋은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까지 연락받은 일이 없다”면서 “당대표 하고서 한 번도 연락 온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3월12일 오전 컷오프 지역 후보자들의 재심 신청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홍 전 대표에 대한 결정은 번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잘린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3월8일 "묵묵히 내 갈 길을 가 선거에서 당선돼 유권자에게 보은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출처=YTN 자료화면 캡처>     

 

거물급 김태호도 공천 불복 


미래통합당 공천을 둘러싸고 소음을 내는 이는 홍 전 대표 한 사람이 아니다. 당내 지도자급 인사로 분류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 3선 관록의 윤상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과 권성동 의원도 ‘컷오프 재심’을 청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역시 홍 전 대표처럼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태세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잘린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묵묵히 내 갈 길을 가 선거에서 당선돼 유권자에게 보은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정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김 전 지사는 컷오프 사흘 뒤인 3월8일 경남 거창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번도 무소속 출마는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친정집 같은 당을 잠시 떠난다. 꼭 살아오겠다”며 미래통합당을 탈당했다. 


김 전 지사는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서 이 지역 민심이 준엄하게 심판해 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싸고 ‘사천(私薦)’ 논란이 커져가자 미래통합당 텃밭인 영남권에서 대규모 무소속 출마 사태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권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홍 전 대표와 중진들을 중심으로 뭉치면 영남권 무소속 벨트가 생겨 TK·PK 지역 총선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급해진 황교안 “공천 재검토” 


결국 상황이 심상찮게 흘러가는 것으로 판단한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결과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전 대표나 김 전 지사처럼 ‘컷오프’로 잘린 인사들이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등 각지에서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자 공관위의 공정성 논란이 임계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공천 전권을 일임하겠다고 천명했던 황 대표는 3월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잡음과 관련, “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까지의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일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며 일부 컷오프 인사들에 대한 구제 방침을 시사했다. 


황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그동안 많은 노력과 수고를 하셨다”면서도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속되고 있고 내부 반발도 적지 않게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공천이 완벽할 수는 없고, 우리가 총선에서 뜻을 모아서 압승하기 위해서는 일부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당대표로서 이 부분을 최고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도 당의 이런 입장을 열린 마음으로 적극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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