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환 부산대 총장 '와세다대학의 개혁' 번역.출간

'와세다대학의 개혁'의 원제(原題)는 ‘와세다 재생(再生)’, 부제는 ‘재정의 독립 없이 학문의 독립 없다’

배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20/04/08 [17:20]

전호환 부산대 총장 '와세다대학의 개혁' 번역.출간

'와세다대학의 개혁'의 원제(原題)는 ‘와세다 재생(再生)’, 부제는 ‘재정의 독립 없이 학문의 독립 없다’

배종태 기자 | 입력 : 2020/04/08 [17:20]

 

▲ 거점국립대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번역 출간한 '와세다 대학의 개혁' /부산대     © 배종태 기자


부산대 전호환 총장이 재정혁신을 통해 부활시킨 개혁의 기록보고서 "와세다대학의 개혁"을 번역 출간했다.

 

10년에 걸친 재정개혁을 통해 파탄 직전의 대학을 부활시킨 일본 와세다대학의 개혁 기록보고서인 '와세다대학의 개혁'의 원제(原題)는 ‘와세다 재생(再生)’이고, 부제는 ‘재정의 독립 없이 학문의 독립 없다’이다.

 

이 책은 대학개혁을 다루고 있다. 일본 최고의 사립대학이 어떻게 재정개혁을 이루고 교직원들에게 경영마인드를 심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역자 전 총장은 거점국립대학 총장 임기 동안 우리나라 대학 개혁과 고등교육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평소 깊이 있게 고민, 성찰하며 정부에 정책 건의도 활발히 해 왔다.

 

▲ 역자 전호환 부산대 총장  © 배종태 기자


그는 “와세다대학의 개혁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대학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과 정책들이 많이 담겨 있다”며 “이 책에서 보여주듯 대학의 위기를 외부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대학 스스로의 개혁과 혁신에 더 주목하고, 개혁은 대학 내부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저자인 세키 쇼타로는 일본 와세다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40년 동안 증권회사에 근무하면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 책은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급증하던 시기인 1994년, 그가 모교인 와세다대학의 부총장으로 초빙 받아 재직하며 10년간 와세다대학의 재정개혁을 총괄 지휘해 파탄 직전까지 몰렸던 와세다대학을 재정혁신을 통해 부활시킨 개혁의 기록보고서이다.

 

저자 세키 쇼타로 부총장은 차입금 축소로 이자지출 감소, 유휴자산 매각과 활용으로 자산운용수입 증대, 원가 및 소모비용 절감 등 재정혁신 방안을 과감히 추진했다. 그 결과 방만하고 부실하다고 손가락질 받던 대학의 재정 상태는 대학 재정 수입이 줄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최상위 바로 아래 등급(AA+)을 받을 만큼 눈부시게 탈바꿈했다.

 

저자는 21세기 교육에 필요한 교육시설 투자는 과감하게 추진하고, 대학정보 공개와 이해관계자의 경영 참여를 통해 대학 거버넌스 제도를 확립하는 등 일본 최고의 사립대학인 와세다대학을 부활시키고 대학에 ‘경영’을 도입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총장은 1994년부터 교수, 선도연구센타장, 발전재단 상임이사, 부총장 등를 엮임, 20166년부터 총장으로 봉직하면서 국립대학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전 총장은 "사회가 요구하는 이 시대 대학의 책무는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창신(創新)을 넘어 창업(創業)과 창직(創職)에 기여하라는 것"이라며 "대학의 위기는 외부요인보다 변화를 거부하는 내부요인이 더 암적인 위협이 되고있다"고 일갈한다.

 

전 총장은 "지난 4년간 대학 총장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부문은 교수의 기득권과의 싸움과 재정확충 이었다"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 총장들도 같은 생각과 고민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줄기차게 요구하는 자율성도 재정의 독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현실을 교육 현장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보며 특히 재정에 있어서 ‘경영자’가 아닌 ‘집행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총장의 고뇌와 딜레마를 생생히 전하고 있다.

 

전 총장은 “우리나라 대학의 위기담론이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고, 인구 급감으로 향후 10년 안에 대학 10개 중 5개는 사라질 것”이라며 대학의 위기는 외부 요인보다 변화를 거부하는 내부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을 내린 것이다.


전 총장은 “국내 상황과 해외 대학의 성공 사례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이 없을지 다방면으로 모색해 왔다”면서 “대학은 평가와 경쟁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식을 생산하는 고유의 기능과 목적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에는 ‘운영’만이 아니라 ‘경영’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함께 귀 기울여 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전 총장이 임기 중 번역서를 출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전 총장은 1850년대 크림전쟁의 실상과 언론 보도로 인한 영국 내각의 총사퇴 과정을 다룬 역서인 『펜의 힘』을 지난 2018년에 발간,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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