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자퇴 줄줄이...푸른교실인가? 폭력교실인가?

밀착취재 체벌·성추행 위험수위, ‘학교가 무섭다’

김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08/09/20 [23:26]

전학·자퇴 줄줄이...푸른교실인가? 폭력교실인가?

밀착취재 체벌·성추행 위험수위, ‘학교가 무섭다’

김문수 기자 | 입력 : 2008/09/20 [23:26]



“oo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푸른교실’에서 이루어진 과도한 체벌과 스트레스에 자퇴서 제출…지난 7월 1학년 학생 교실에서 복도로 끌려가 심하게 구타당한 뒤 정신적 충격으로 자퇴 준비 중”

학교 측 “부득이한 경우에만 매 들었다…‘푸교-녹교’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운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와 크게 비춰진 것뿐이다. 왜곡.과장된 측면 많다” 

"교내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성추행 등의 행위를 일삼고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력을 교사들이 행사했다. 이와 같은 일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교육당국에서 빠른 시일 내에 조취를 취해야한다"
 
지난 7월, 경기도 평택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도한 체벌을 가한다는 제보가 속출하면서 '교육계획'의 이중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일부 언론 매체에서 oo 고등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체벌 현장이 공개되면서 학부모를은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심각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1일 21개의 시민단체가 모여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경기도 교육청에 감사청구를 의뢰했다. 이번 감사 청구는 학생의 인권보호와 더불어 교육방침을 보완하고 재정비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시민단체들은 경기도 평택시 oo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인권유린 실태를 교훈삼아 국내 학교들의 내부적인 시스템 및 교육계획을 바로 잡아야한다는 입장이다. oo 고등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학생지도의 명분으로 ‘푸른교실-녹색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는 학생이 학교규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경우 '올바르게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실시하는 특색사업이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지난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경기지부 김용후 정책실장을 만나 oo 고등학교 학생 인권유린 논란이 발생하게 된 내막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푸른교실’ 프로그램 시행 이후 하루 평균 100여명 안팎의 남녀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단체기합’을 받았다고 한다. 복장이 불량하거나 태도가 불손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점을 매겨 해당학생들을 교육하는 것. 명찰이 없는 학생이나 액세서리 혹은 색깔이 화려한 양말을 착용한 학생, 지각을 한 학생들을 상대로 다양한 체벌이 가해졌다.

전교조 경기지부 김용후 정책실장은 “벌점이 일정 이상 되면 해당학생은 ‘푸른교실’에 입교해 6시 40분부터 8시까지 운동장 구보, 팔 벌려 뛰기, pt체조, 오리걸음 등의 기합을 받는다.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 십 차례에 걸쳐 뜀뛰기를 하는 등의 혹독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이 처벌에 대한 저항의사를 밝히거나 불참을 할 경우에는 또 다른 체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처벌에 대해 반발하는 학생에게는 몽둥이가 따라붙는다고 한다.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사들은 해당학생을 몽둥이로 찌르거나 때리며 폭력을 일삼았다는 것. 학생들은 교사의 폭행 앞에 그저 두려움에 떨뿐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해당학생의 입교횟수가 12번째에 이르게 되면 ‘푸른교실’과 더불어 ‘녹색교실’에 입교해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실시되는 ‘푸른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또 다시 받게 되는 교육이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녹색교실’에 입교된 학생들은 반성문을 작성해야지만 귀가를 할 수 있다. 일정분량 이상 종이에 빽빽하게 반성문을 작성해 교사에게 검사를 맡고 통과돼야지만 녹색교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 정책실장은 “교통편으로 인해 늦은 시각까지 학교에 남을 수 없는 학생들은 2주에 걸쳐 받는 ‘푸른교실’을 4주 동안 늘려 받는 것으로 대신했다. 과도한 체력훈련으로 피곤해진 상태에서 늦은 시각까지 남아 반성문을 작성하는 이 같은 프로그램은 적발횟수가 누적될수록 교육기간이 길어지며 예외는 없다. ‘푸교-녹교’는 학기뿐만 아니라 방학기간 중에도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처벌에 관련된 간단한 내용의 교육관련 서약서를 보여준 후 서명을 받은 연후에 이루어졌다는 것.

그는 “내용과 교육계획서와는 무관하게 학생들은 그저 체벌의 대상으로 다루어졌고, 학생들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방침이 결국 교육을 빙자한 체벌서약서와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삼청 교육대와 흡사
 
학교 측에서 특색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다는 ‘푸교-녹교’ 프로그램은 oo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삼청교육대’로 악명이 높다. 학생 체벌 금지를 학생생활지도 기본계획으로 명시해 놓았지만 사실상 체벌이 더 엄격하게 진행됐다는 게 학생들과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학교 측은 체벌이 불가피한 경우 5대 이하로만 체벌하기로 규정해놓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학생들은 증언하고 있다.
 
또한 교사가 학생의 귀뺨을 때려 고막이 터지는 가하면 배를 걷어차며 폭행을 가하는 일이 흔하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다. 김 정책실장은 "한번은 학생이 복도에 침을 뱉은 일이 있었다.
 
이를 목격한 모 교사는 해당 학생에게 침을 핥아먹으라고 말하며 학생들 앞에서 수모를 준 것은 물론 폭행까지 가했다고 들었다"면서 인권유린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흡연행위를 하다 적발된 한 학생의 경우 심한 구타로 인해 치아상해를 입었으며 이러한 가혹한 폭력으로 인해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학생도 있었다는 게 김 정책실장의 설명이다.

여학생도 골반을 걷어차이거나 배를 걷어차이는 등 남녀 구분 없이 구타가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과잉 폭력으로 ‘푸교-녹교’에 대한 학생들의 공포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고 한다. 학생들에 따르면 작고 사소한 일에도 교사들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반응했다는 것.

김 정책싱장은 “'양말 무늬가 너무 튄다’며 벌점을 주고 ‘푸른교실’에 입교시켰다. 그러고는 짐승만도 못하다며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때리는 방식으로 처벌을 가했다. 교육이라는 허울 좋은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의 인권은 내동댕이쳐지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 브레이크뉴스

“성추행도 있었다”

 
oo 고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잇따른 폭력성 체벌, 구타, 단체기압뿐만 아니라 성추행도 공공연히 이루어졌다고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주장한다. 지난 6월경 3학년 김모 학생 외 1명은 ‘생리’기간임을 모 교사에게 알리며 ‘푸른교실’ 프로그램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모 교사는 나무막대기에 휴지를 말아 건네며 ‘생리혈’을 묻혀오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와 관련, 김 정책실장은 "가장 심각하고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 학생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이자 학생에게 큰 상처로 남을 일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학생부장 김모 교사는 등교 길 교문 지도 시, 짧은 치마 착용을 확인한다는 이유로 여학생들의 교복치마를 들춰 올리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 뿐만 아니라 담배 검사를 빌미로 여학생들의 아랫배를 만지거나 여학생들의 가슴을 부비는 일이 있었지만 해당교사는 학생들의 기억이 왜곡됐다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학부모들 모두가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해 집단 전학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집단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몇몇 부모들은 행여 자신의 자녀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부모들은 oo 고등학교의 교육방침에 분개하면서도 자녀가 졸업을 못할까 두려워 언론과의 인터뷰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퇴한 학생 20여명
 
김 정책실장에 따르면 교사들의 폭력과 성폭행이 심각함에 따라 2007년 한 해동안 자퇴한 학생이 20여명에 이른다. 전학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지만 학교 측에서 타 학교에 학생에게 불리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그는 “학생들이 ‘푸교-녹교’에 관련해 거부의사를 밝히면 ‘이거 안하고 자퇴할래?’라는 식으로 겁을 주었다”는 학생들의 증언 내용을 전했다.

“‘푸른교실’을 진행하는 교사의 기분에 따라 체벌강도도 달라져 학생들이 감당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푸른교실’에 빠진 학생의 경우에는 수업 중에 복도로 불려나가 구타를 당한다. 복도에서 수차례에 걸쳐 ‘퍽’소리 나게 맞는다.”

김 정책실장은 “‘푸른교실’ 외의 시간에도 검사와 체벌은 수시로 이루어졌다. 선도부를 데리고 교실에서 가방이나 주머니 검사를 실시해 체벌을 가하거나 수업시간에 학생이 찡그렸다는 이유로 수도 없이 매를 맞은 일이 있었다. 어떤 때는 여학생의 주머니를 사정없이 뒤지기도 했다. 이렇듯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체벌을 견디지 못한 몇몇 학생들은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고 학교내에서 만연했던 채벌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의 한 여학생의 경우 ‘푸른교실’에서 이루어진 과도한 체벌에 스트레스를 받아 방학식 날 자퇴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지난 7월에는 한 교사가 1학년 학생을 교실에서 복도로 끌고 가며 심한 구타행위를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학생은 현재 학교에 등교하지 못한 채 자퇴를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체벌을 견디다 못해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1년 6개월의 기간 동안 불거져 나온 숱한 전학생과 자퇴생이 공포의 교육현장을 입증하고 있다고 김 정책실장은 말한다.
 
“교장, 인권침해 묵인”
 
oo 고등학교에서는 현재 ‘푸교-녹교’프로그램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시민단체가 감사를 청구하는 등 교육방침에 대한 논란이 증폭됨에 따라 지난 8월18일부로 시행을 멈춘 것. 이와 관련해 이 학교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심각한 체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타이르고 말을 하다가 그래도 듣지 않는 부득이한 경우에 매를 들었다.
 
‘푸교-녹교’는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고 생각한다. 장점도 있었지만 운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와 크게 비춰진 것뿐이다. 안 좋은 시각으로 보다 보니 계속해서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된 것뿐이다”고 일부 언론들의 보도 내용과 시민단체들의 지적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정책실장은 “‘푸교-녹교’ 프로그램을 직접 관장지도 하고 학생부교원들의 인권침해 사실을 묵인한 교장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전제하고, “보통 공립 중?고등학교의 경우 9년 동안 교직생활을 한 사람들이 교장으로 임명되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이에 반해 사립학교는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사항을 수행하고 교육청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고등학교의 경우 2년3개월 동안 교단에서 활동했던 ooo씨는 교육청에 ‘교장직무대리’라는 이름으로 보고한 후 7년 동안 근무, 9년 3개월의 기간을 확보해 정식교장으로 활동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에 감사의뢰를 신청했지만 법 규정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학교의 인사임명시스템 및 교육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8월 정년퇴임 한 이후 현재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ooo 교장의 학생인권침해 방조 및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고 김 정책실장은 말한다.

그는 “현재 ooo 교장이 향후 재단이사회 임원으로 위촉되지 못하도록 재단이사회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감사 청구한 상황이다. 교육적인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임명될 수 있도록 보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교-녹교’와 관련해 국정감사기간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경기도 교육청이 정확한 검토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차 진상조사를 실시했지만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해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교육청이 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감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김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이 교육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건은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학교의 경우 철저하게 조사해 바로 잡아야한다. 학교에서 이 같은 가혹한 구타행위나 성추행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체벌과 관련된 사람들을 엄중히 처벌해 학생들의 인권이 더 이상 유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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