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문자신고로 지하철역 폭파 협박한 ‘보이스피싱’ 일당 15명 구속

배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19/04/02 [14:43]

허위문자신고로 지하철역 폭파 협박한 ‘보이스피싱’ 일당 15명 구속

배종태 기자 | 입력 : 2019/04/02 [14:43]

 

▲  보이스피싱 범행개요도/부산경찰청   © 배종태 기자

 

허위 문자신고로 지하철역 폭파 협박을 하는 등 저금리 대환.대출을 빙자해, 피해자 211명으로부터 20억여 원을 갈취한 중국 보이스피싱 콜센터 일당 15명이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월~ 올해 1월까지 중국 칭다오시에 콜센터 사무실 및 숙소를 차려 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 주겠다'고 속이며, 기존 대출금 상환 등을 빙자해 피해자 211명을 상대로 20억4000여만 원을 가로 챙긴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17명 중 15명을 검거, 전원 구속하고, 중국에서 잠적한 2명을 인터폴 수배했다.

 

또 이들은 보이스피싱을 눈치 챈 피해자 휴대전화로 악성앱을 설치해 ‘감전역을 폭파하겠다’라는 허위로 112문자 신고를 한 혐의받고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8년 1월경 B(36세, 남)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스포츠토토에 빠져, 2.3 금융권에 수 천만 원의 빚을 진 채 변제 독촉을 받아 오던 중, 이전 회사동료로부터 소개받은 A(30대, 남, 중국국적)씨로부터 “중국에서 C(27세, 남)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려는데 함께 일을 해 보자”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고수익이 가능하며, 절대 경찰 등 수사기관에는 검거될 염려가 없다'는 말에, 빚에 쪼들리던 B씨는 A씨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역시 일정한 직업이 없던 동네후배 D(32세, 남)씨와 함께 중국으로 건너갔다.

 

A씨는 총책으로서 숙소 및 콜센터 사무실로 사용할 아파트를 임차하고, 범행에 사용될 컴퓨터, 인터넷전화, 개인정보가 기재된 데이터베이스,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설치할 악성앱, 대포통장 등을 마련하였고, B씨, C씨, D씨는 서로 1차, 2차 상담원 역할을 돌아가면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했다.

 

B씨와 C씨는 학교동창, 동네친구 등을 계속 끌어들이면서 조직원이 15여명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고, 관리팀장으로 승급하여 신규 직원의 교육, 실적관리 및 독려 등 콜센터 운영 전반을 관리하였으며, 사무실도 확장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3 금융권에 고금리 대출이 있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구매하여, 하루 2만여 건의 대출광고 문자를 발송하고, 이를 보고 연락이 오는 사람을 상대로 발신번호 조작, 시나리오에 따른 역할분담, 악성앱 설치 등 계획적이고, 조직적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채 왔다.

 

경찰에 검거된 조직원들은 '큰돈을 벌 수 있으며, 절대 검거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범행에 가담하였으나, 관리팀장 B씨는 수익의 대부분을 불법 스포츠토토 등에 탕진했다. 다른 조직원들도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남은 돈은 미미한 채, 대부분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4시 46분경 112신고시스템에 ‘부산 감전역에 15분 뒤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내용의 문자신고가 접수되어 경찰특공대.군.소방 등 현장 출동하여 감전역 일대를 수색하였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고 전화번호 명의자 L(남, 48세)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서, 사건 당일 2차례 걸쳐 1,205만 원을 송금한 후,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아채고 추가 송금을 거부했다"면서 "보이스피싱 일당은 범행이 들통나자, 이에 앙심을 품은 조직원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몰래 설치한 악성앱을 통해 112에 허위 문자신고와 피해자 아내에게 ‘이혼하자’ 라는 등의 문자를 발송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며 수사 경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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