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지금 시대정신은 ‘공정’…공정사회 만들겠다

구길용 기자 | 기사입력 2021/04/14 [19:34]

이재명 경기지사 “지금 시대정신은 ‘공정’…공정사회 만들겠다

구길용 기자 | 입력 : 2021/04/14 [19:34]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선이 굵고 분명했다. 자신의 핵심 브랜드인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른바 ‘기본 시리즈’를 설명할 때는 논리정연했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 정국을 진단하는 데는 예리했다. 5월 광주를 비롯해 호남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광주·전남의 지역현안 사업도 조목조목 거론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워딩’ 속에는 분명한 논리와 해법이 관통했다. 시종일관 논리적이고 자신에 찬 답변으로 준비된 대선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이 지사는 4월1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지사와의 인터뷰는 예정된 시간을 넘어 1시간40분간 진행됐다.

구길용(뉴시스 광주전남본부장) 


 

“가장 중요한 정치과제는 불평등 완화와 공정한 룰 확대”
“정치 지도자 최대 덕목은 국민 에너지 이끄는 철학과 용기”


“윤석열 평가는 국민의 몫…국민 위해 잘하기 경쟁 펼쳤으면”
“10년 전과 현재의 이재명은 다른 사람…공적 역할 잘할 것”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월1일 경기도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와 인연이 있다면.


▲특별한 인연은 없다. 다만 대학생 때 본 광주 5·18 모습이 그 전에 알고 있던 것과 너무 달랐다. 특히 군사 정권에 속아 5·18 민중항쟁을 비난하는 행동을 했었기 때문에 2차 가해에 동참했다는 죄책감이 상당히 컸다.


어렵게 대학에 가서 개인적 영달을 위해 살아보려고 마음 먹었다가 이게 아니고 공적인 삶, 세상에 조금 기여하는 마음을 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5·18 민주화 운동이었다. 그래서 생물학적으로는 내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사회적으로 전혀 새로운 삶을 살기로 한 결정적인 계기가 광주였기 때문에 광주를 ‘사회적인 어머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지난 2월 여론조사에서 광주지역 대권주자 지지도 1위를 기록했는데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역사에서 호남이 가지는 역할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에서 호남의 비중은 추가 설명이 필요 없다. 호남은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차별, 지방소외 피해를 입은 데다가 군사정권의 분할지배 전략에 따라 영남에 집중 투자하고 고의로 호남을 소외시켜서 지역 간 대립 갈등 구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않았나.


이런 측면에서 이중의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 호남이다. 이중의 차별을 받았던 호남은 정책, 예산 배정, 지역 인프라 구축 등에 있어서도 현재의 효율성을 넘어서 균형발전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2 시대정신은 공정한 룰”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최대치로 추구한다. 그런데 모두가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 ‘약육강식의 정글’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정한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의 집행을 통해서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


나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공정한 룰이 지배되게 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과제는 양극화의 완화, 불평등의 완화, 공정한 룰의 확대 등 이런 것들을 통해서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 될 리더십 세 가지만 꼽는다면.


▲나는 정치인 또는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될 최대 덕목은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잘 발휘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덕목으로 리더의 철학, 가치를 꼽는다.

 

두 번째는 용기다. 저항을 이겨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행복하게 하는, 우리가 가진 자원이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선택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하다.


세 번째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국민대중, 주권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거침없이 쏟아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워딩’ 속에는 분명한 논리와 해법이 관통하고 있었다.  

 

“구태정치 말고 잘하기 경쟁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고, 그건 국민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편이니까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누가 더 국민의 삶을 더 개선하고 누가 국민들의 주권 의지에 더 부합하느냐 등을 놓고 잘하기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발에 걸려 자빠지기만 기다리고, 다른 사람 못하기만 기다리는 구태정치 말고, 국민에게 합리적 선택을 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합리적 대의 민주주의 체제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정책 시리즈’ 정책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제는 국가재정 역량도 그렇고 가진 가용 자원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지출은 늘어나는데 재원은 한정돼 있다. 우리는 선택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재정지출을 통해 소득을 늘려주면서 동시에 경제 선순환도 이뤄내고, 소상공인도 지원하는 정책을 발굴하려 한다. 재정지출을 할 때 이게 경제 선순환, 즉 소비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거다. 이 선순환을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하는데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평생 집 하나 산 다음에 그 집값 갚느라 소비가 안 되면 정상적인 경제순환이 안 된다.


-기본정책 시리즈를 실현하려면 재정 부담이 많은데.


▲기본금융은 예산부담이 거의 없다. 기본금융을 이용하는 사람이 10년, 20년을 일해도 대출금 1000만 원을 갚지 못할 상황이라면 결국 복지 대상자라고 봐야 한다. 그러면 복지 대상자들에 대한 복지 지출이 1인당 연간 1000만 원에 가깝기 때문에 지출이 1년만 지연돼도 손해가 아니다.


이 사람들이 복지 대상자가 될 뻔하다가 기본대출 때문에 일상적인 삶을 회복했다면 평생 지원을 안 해줘도 되는 거다. 재정적으로 복지지출을 줄이기 때문에 사실은 큰 재정부담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불로소득 다 환수하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생각은.


▲오래전부터 부동산 문제를 우려했는데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본다. 각종 규제를 통해서는 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근본적인 방법은 투기가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을 사 놓으면 저절로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값이 오르면 투기 자체를 막을 수 없다. 투기를 막는 방법은 불로소득이니까, 불로소득은 다 환수하면 된다. 필수 부동산은 보호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안 가져도 되는 부동산을 보유한 데 따라서 생기는 불로소득은 조세로 환수하면 된다.


그런데 조세 환수에 대한 저항이 너무 크다. ‘내가 번 건데 왜 세금으로 내야 하느냐’고 항의하는 건 왜곡된 정서다. 토지는 온 국민의 것이다. 헌법에도 토지 공개념이 나와 있다.


-정계에 입문한 계기는.


▲노동인권 변호사로 시민운동을 하다가 정치로 전환하게 된 건 시립의료원 설립 운동 때문이었다. 시민운동이나 노동인권 운동에 매진했던 이유는 정치가 훨씬 더 효율적인 수단이기는 한데 그때까지는 정치로 성공하려면 정당 총재한테 가서 충성 맹세해야 하고 돈을 엄청나게 써야 당선이 됐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개혁, 선거개혁을 한 거다. 지지하는 당원이 많으면 후보가 되고,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도 다 돌려주고, 돈을 쓰면 감옥 보내고 이런 개혁을 했다. 그걸 보고 우리가 직접 정치에 진출해서 공공의료원을 만들자고 했다.


-선거에 출마한 이력은.


▲2004년에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2006년과 2008년 선거에 나왔다가 떨어졌다. 그때는 되려고 나간 거는 아니고 의무 방어전, 후보가 없어서 대신 나간 거다. 그러다 2010년 선거(성남시장)에 당선이 돼서 지금까지 현직 정치 공직자로는 11년째 됐다.

 

“합리적인 민주당 당원들 믿는다”


-당내 친문(친 문재인) 세력과 불편하다는 분석이 많은데,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는 국민이 하고, 당도 국민의 일부다. 정당은 기본적으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선출된 여의도 대리인들이 주도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국민과 당원의 뜻에 나의 향후 거취를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나는 정치적 후광이나 조직과 돈, 지역 연고, 학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인데 국민이 인정해 주는 이유는 시장·도지사를 맡겨놨더니 ‘잘하네, 도움이 되네, 내 삶에 혜택이 있네’ 하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친문과의 관계는.


▲친문도 당의 일부다. 당은 군대 같은 조직이 아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다양한 생각이 모여 있기 때문에 그 생각들끼리 끊임없는 논쟁과 경쟁을 거쳐서 일정한 국민이 바라는 길로 가게 된다.


나는 지금 당 내에 역학구도나 이런 것들에 대해 그렇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원들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사적 욕망 때문에 당원이나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국민을 믿는 것처럼 합리적 당원들의 전체적인 의사를 믿는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여권에 등을 돌린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정치라는 건 특정 시점에 특정 행위로 결정 나지 않는다고 본다. 정치는 농사 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봄에 밭 갈고, 씨 뿌리고 여름에 열심히 김 매고 관리해서 가을에 추수를 하는데 결국 농사를 지었던 평소 총량을 넘어설 수 없다. 그 이상을 거둘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과거에는 농사도 안 짓고, (나는 ‘약탈정치’라고 표현하는데)평소에 노력하지 않고 결과물만 선거 때 다투지 않았나. 이젠 그게 안 되는 사회가 됐다. 결국 정치적 성과에 따라서 평가 받는 건데. 평소에 잘해야 쌓인다는 거다.


-광주·전남의 미래 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력 대권주자로서 호남지역 1호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전남은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를 많이 한다. 풍력발전이든 조력발전이든 태양광이든 에너지 산업에 집중하는 전남의 입장은 매우 유용하다고 본다.


얼마 전 인공지능 중심도시 협력사업 때문에 광주에 간 적이 있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이 매우 중요한 중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광주가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중심도시, 이런 정책이 상당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하나 더, 광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광주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집중하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고 본다.


-너무 강한 발언과 강한 이미지 때문에 대권주자로서는 안정감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


▲소위 중도 확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중도는 이념, 진영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도는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따지는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전제하면 원칙에 부합해 국민의 뜻에 따라 강력하게 집행하는 걸 중도가 싫어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나는 원칙을 뚜렷하게 지키고 국민 중심으로 사고하고. 국민이 원하는 걸 하고, 그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고 일을 한다. 나는  중도가 이걸 선호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꿋꿋이 한다. 오히려 나는 중도 확장성이 높다고 본다.

 

“10년 전 이재명은 이제 없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개인사 문제와 집안일 등을 들쑤실 텐데.


▲10년 전 이재명과 현재 이재명은 다른 사람이다. 나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이고 일부는 없는 사실에 기초한 허구다. 이 때문에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그런 점들에 대해 잘 설명할 것이다.


다만 공직자가 공적 역할을 잘하는 게 중요한데, 내가 공적으로 한 일에 대해, 그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해줬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게 국민들의 삶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호남에 대한 의미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역사를 가진 자, 지배자들의 시각으로 보면 언제나 반항하고 저항하는 존재였지만, 민중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로 치열하게 투쟁하고 언제나 앞서 나갔던 지역이 호남이다. 호남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정치적으로 큰 장애를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죄스럽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개혁진영의 중심적 역할을 지금까지도 잘해왔는데 앞으로도 중심적 역할을 해주고 또 그에 대해서 합당한 평가를 받고 존중받으면 좋겠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