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류기업의 삼류서비스

고장 이유 모르고 부품 교체만 권유, 고객 거센 항의에 말 바꿔

오치원 기자 | 기사입력 2006/03/09 [15:05]

삼성전자, 일류기업의 삼류서비스

고장 이유 모르고 부품 교체만 권유, 고객 거센 항의에 말 바꿔

오치원 기자 | 입력 : 2006/03/09 [15:05]
▲잦은 고장이 발생해 문제가 된 파브 svp-50l3hr tv.    
부산시 해운대구에 사는 한모씨는 지난 2004년 4월5일 수영 삼성리빙프라자에서 파브50(l3hr)디지털tv와 dvd 세트를 540만원에 구입하였다. 그런데 구입 후 3~4일만에 tv 화면이 넓게 퍼지는 현상이 있어서 삼성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고, 서비스 센터 직원은 부품교체를 했다.
 
수리를 하러 온 직원에게 한씨는 "혹시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 어떻게 며칠만에 제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느냐?"고 다소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서비스 센터 직원은 "제품의 유통과정에서 고장이나 손상이 날수도 있지만, 손상된 제품을 판매한 것은 아니니, 앞으로 시청시 문제 없을 것"이라며 한씨를 안심 시켰고, 한씨는 큰 의심 없이 그 말을 믿고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몇 번의 화면 고장(화면이 안보이고 소리만 나는 현상, 시청도중 꺼지는 현상등) 등이 이어졌고 한씨는 그때마다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으며 1년 8개월을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또 다시 화면이상이 나타나 한씨는 또다시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다. 한씨의 집을 방문한 서비스 센터 직원은 “화면상의 문제는 tv에 내장되어있는 엔진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니 100만원의 수리비가 들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그 말에 슬슬 화가나기 시작했다. 처음 구입후 며칠 지나지 않아 부품교체를 한 것은 제품이 원래 하자가 있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게다가 그 동안 몇 번을 비슷한 이유로 수리를 해온 것도 불만이었는데 이번엔 수리비로 100만원을 내야한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한씨는 "그 가격에 수리 할 것 같으면 차라리 새로 구입하는 게 낫지 않냐"며 서비스 센터 직원을 돌려 보냈다.

며칠 후 한씨는 화가 나서 돌려 보내기는 했지만 새로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서비스센터로 다시 전화를 했고, 서비스센터측에서 새로운 직원이 왔다. 새로온 직원은 "자신이 보기에는 램프고장이며 18만원이면 고칠수 있을거 같다"며 "램프는 엔진속에 있는 소모품으로 4000시간 이상 사용후 교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서비스 센터 직원이 이처럼 다른 말을 하자 한씨는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한씨는 “확인도 안해보고 수리비부터 언급하는 삼성서비스센터를 이해할 수 없다. 내가 기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처음에 온 센터직원 말을 믿었다면 100만원을 내고 수리를 했을 것 아니냐"며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의 서비스센터 직원이 제대로 확인도 안해보고 가격만 언급해도 되는거냐? 이제는 수리비 문제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서비스 센터 자체를 믿을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후 한씨는 이같은 내용을 서비스 센터에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직원과 말다툼도 있었다. 결국 한씨가 소비자단체에 문의를 하고 본지가 취재를 시작하자 해운대 서비스센터 책임자인 모실장은 “엔진이든 램프이든 18만원만 내면 수리해 주겠다” 며 한씨를 설득했다.


 <본지와 해운대구 삼성서비스센터 관계자와의 사실확인 인터뷰 내용>

기자 : 2004년 4월에 한씨가 제품 구입후 3~4일후 화면이상으로 제품수리 및 부품 교체를 한 사실이 있는가?
삼성서비스 관계자 : 고장으로 인해 교체한적은 있다. 고장은 언제든 있을 수 있고, 다만 그게 언제 일어나느냐의 차이다.

기자 : 상식적으로 540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제품이 산지 3~4일만에 고장나는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삼성서비스 관계자 : 하자가 있는 제품은 출고조차 제한을 받는다. 이 물품같은 경우 집내부의 전압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기자 : 서비스센터에서 직원마다 수리비가 크게 차이가 나고, 고장난 부분이 정확히 확인된 것도 아닌데 가격을 언급하는건 문제가 있지 않는가?
서비스센터 관계자 : 나역시 제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고장부위를 모르는 상태이고, 직원의 말만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엔진고장시 100만원, 램프교체시 18만원의 부품교체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기자 : 나중엔 고장부위와 상관없이 18만원에 수리해준다고 재차 말했다는데 그게 가능한가?

서비스센터 관계자 : 고객으로부터 계속된 항의전화가 오면 우리쪽에서는 어떻게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이번 고객의 문제는 나의 역량으로 18만원에 해주는 것이다. 직원이 제품을 구입할 경우 할인 해택이 있는 것과 비슷한 조치다. 

고객은 디지털tv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장부위를 설명하고 수리비를 청구하면 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확한 고장원인은 확인하지도 않고 가격만을 언급하다가 항의전화를 수차례하자 일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고 적은 비용으로 처리해주는 식의 자세는 글로벌 no.1을 추구하는 대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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